
일요일. 좀 일이 있어 회사에 나와 머리속 복잡하다고 책상을 닦던 중. 화분에 쓰인 숫자가 눈에 띄여 물을 주었습니다. 책상위에 작은 산세베리아 화분이 하나 있는데 한달에 한번 물주는 날짜를 기억할 수가 없어서 물 준날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놓은 날짜가 딱 두달 전, 그러니까 8/19더군요. (...)
질풍노도
화분에 물 주는걸 한달동안이나 까먹고 있던것이 사실 무지하게 바빴기 때문이 아니라 극도의 귀차니즘때문이었다는게 문제. 그동안 방치된 것이 화분 뿐만 아니라 방청소라던가 옷장 정리라던가 박음질 틑어져서 교환 실랑이를 했던 옷 바꿔오기라거나 미용실 및 네일샵 방문이라거나 등등을 둘둘 말아 포함하는 터라 요즘은 참 몰골이 그리 좋지는 않은 듯.
머리속 한구석이 늘상 멍하거나 허전하거나 전체적으로 졸리거나 아무것도 하기 귀찮거나 하는것이 쓸일 없는 뇌세포의 집단 사망덕분인건지, 게임에 정신이 나가서 다른건 다 안중에 없는데다 수면부족이라 그런건지, 간수치 증가(여름쯤 검사해봤는데 약간 기준치 초과했다는.;)로 인한 피로 때문인건지,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 감소의 여파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원인이 어쨌던 결과적으로 보면 큰일은 큰일.
일거리가 본격적으로 쏟아지는데다 그것이 대한민국식 만세로 '계획은 부실하나 이미 광고해버렸으니 일단 시작해보고 생각은 하면 좋고 안해도 그럭 돌아가면 걍 밀어붙입시다' 라는, 가장 싫어하는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는지라 상당한 진창에서 허부적 댈 각오가 필요한데 말이에요.
조금 정신차려야겠습니다.